여성만 처벌받는 '낙태죄'에 대한 공론화 시도하는 남성 B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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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만 처벌받는 '낙태죄'에 대한 공론화 시도하는 남성 BJ
  • 전준강 기자
  • 승인 2018.03.08 16: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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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J한진희 / 아프리카TV

한국에서 '임신 중절' 혹은 '낙태'를 바라보는 시선은 어떨까. 이곳은 OECD 가입국 가운데 낙태율이 1위지만, 시선은 굉장히 좋지 않다. 

예로부터 '배 속의 아이'에게도 생명이 있다면서, 나이를 붙일 만큼 태아를 귀하게 생각해온 풍습이 남아있기 때문. 

그런데 시대가 변하면서, 태아의 생명권도 중요하지만 '산모'의 건강권 그리고 더 나아가 여성의 신체에 대한 자기결정권의 중요성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임신 중절'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최근 아프리카TV에서 활동하는 BJ한진희는 여성만 처벌의 대상이 되는 현행 '낙태죄'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는 한편 '임신 중절'에 대한 공론화를 시도하는 방송을 진행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한진희는 조선시대에 제정된 법률과 개화기를 거쳐 1973년 모자보건법, 1985년의 대법원 판례 그리고 2009년에 있었던 '프로라이프 의사회'의 공격적 낙태 근절 운동 등에 대해 먼저 설명했다. 

대한민국은 원래 낙태를 부분적으로 허용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낙태를 금지하자는 주장이 우세해졌고 그로 인한 낙태 수술 가격의 폭등으로 인해 '안전한' 임신 중절 수술을 받기 어렵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BJ한진희 / 아프리카TV

그는 "이 과정에서 실제 '임신 중단'을 고민할 수밖에 없는 여성들의 목소리는 정책에 반영된 적이 없다"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낙태'와는 거리가 있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낙태죄'를 규정하고 법률을 집행하고 있다는 것. 

그러면서 그는 "낙태를 형법으로 처벌해서 얻는 게 무얼까?"라고 의문을 표했고, "임신은 출산과 양육이라는 문제가 아닌 '삶'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라고 말했다. 

즉 임신 후에는 신체적·정신적 그리고 사회적 변화를 겪고 위험에도 노출되며 출산 후에는 약 20년간의 양육 기간 동안 헌신과 비용이 요구된다는 것. 

"임신 중절은 출산을 하느냐 마느냐라는 이분법적 문제로 바라볼 게 아닌, 한평생에 걸쳐 삶을 어떻게 살아갈지 좌우하는 문제로 보아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며 "여성에게는 생명권과 건강권이 있고, '낙태죄'는 이러한 여성의 기본 권리를 박탈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BJ한진희 / 아프리카TV

그의 주장이 완전히 온당하거나, 절대적인 진리로 받아들여져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보건복지부 통계와 세계보건기구 통계를 인용하며 이야기하는 그의 모습은 그간 BJ에게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자신의 주장을 펼쳐나가는 논리 과정과 확고한 믿음에서 나오는 분명한 말투는 BJ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편견을 줄여주기 충분해 보인다. 

덧붙여서 한진희는 "임신 그리고 중절에는 가족의 환경과 사회적·경제적·문화적 영향이 개입돼 있다"라면서 "올바른 피임법과 남녀 모두가 평등한 사회, 사회보장 제도가 갖춰지고 임신·출산·양육이 원활한 사회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태아가 여성 혼자만에 의해 만들어진 게 아님에도 법은 여성에게만 책임을 묻는다"라며 시청자들에게 생각할 거리도 던졌다. 

전준강 기자 orionnada@influencer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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