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TV가 '별풍선' 기부에 '제한' 둬야하는 이유
상태바
아프리카TV가 '별풍선' 기부에 '제한' 둬야하는 이유
  • 전준강 기자
  • 승인 2017.03.02 17: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환불' 협박을 받은 바 있는 BJ 다온 / 유튜브 'bj 다온'

2014년 한 남성은 밝게 웃으며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는 아프리카TV '여캠' BJ에게 푹 빠져버렸다. 길거리에서 보기 힘든 예쁜 얼굴과 몸매를 가진 그녀가 섹시한 춤을 추자 심장이 쿵쾅거렸다.

그녀의 환심을 사기 위해 그는 '별풍선'을 쐈고, 많게는 하루 1만개 이상 쏘기도 했다. 1만개는 충전 금액만 '110만원'일 정도로 엄청난 고액이다.

별풍선을 점점 많이 쏠수록 '여캠'은 기뻐했고, 방송을 지켜보던 이들도 그를 "큰손이다", "멋지다", "재력가다"라며 우러러봤다. 

많은 별풍선을 받으면 '리액션'으로 요염하고 섹시한 춤까지 췄다. 그때만 해도 그는 자신이 평생 별풍선을 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 모양이다. 한 해를 넘긴 2015년에도 별풍선을 계속 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는 2015년 가을쯤 아무 말도 없이 종적을 감췄다. 그런 그는 1년이 지난 2016년 9월 해당 '여캠'에게 "다시 갚아줄 테니, 내가 쏴줬던 별풍선을 환불해달라"며 돈을 요구했다. 

이어 "네가 잃어버린 팔찌를 찾았으니 '4천만원'을 달라"며 계좌번호를 보냈고, "돈을 주지 않으면, 내가 모은 자료를 언론사에 뿌리겠다"는 협박도 했다. 계속된 협박에 진절머리가 난 여성 BJ는 결국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왼쪽은 인기 '남캠' BJ케이, 오른쪽은 인기 '여캠' BJ지유 / 아프리카TV

이는 모두 지난 1월 아프리카TV 인기 '여캠' BJ다온이 밝힌 내용을 남성에 초점을 맞춰 간략히 서술한 것이다. 보는 이의 관점에 따라 '환불'해주지 않은 다온을 비난하거나 무작정 별풍선을 쏜 남성을 비난할 수도 있다.

하지만 '별풍선 기부'에 조금의 제한을 두지 않은 아프리카TV의 운영방식도 문제가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일어날 수 있는 '부작용'을 전혀 생각하지 않는 운영방식이기 때문.

실제 2015년 12월 한 초등학생이 아버지 카드로 결제한 별풍선 4만6545개(약 500만원)를 당시 아프리카TV BJ윰댕(현재는 유튜버)에게 쏜 사례가 있다. 해당 초등학생의 부모는 다음날 환불을 요청했고, 윰댕은 전액을 모두 환불해줘 팬들의 찬사를 받았다.

또 지난해 5월에는 한 여성이 회삿돈을 횡령해 남성 BJ에게 약 1억5천만원가량의 별풍선을 쐈다가 적발돼 실형 3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당연하게도 회사는 해당 금액을 회수하지 못했다.

별풍선 기부 총액을 제한하지 않아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지만, 아프리카TV는 규제보다는 BJ 개인의 선택에 맡기고 있다. 게다가 '단기적인 수익'만 생각해 규제할 움직임조차 보이지 않고 있어 여론의 질타를 받는다.

현재 유튜브도 아프리카TV와 똑같은 '실시간 방송'과 '슈퍼챗'(Super Chat)이라는 기부방식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유튜브는 하루에 기부 가능한 액수를 '50만원'으로 제한해 놓았다. 이 방식 덕분에 "돈을 너무 많이 기부했는데, 환불해달라"와 같은 요청은 나오지 않는다.

아프리카TV의 대표적인 콘텐츠 BJ로 평가받는 BJ턱형이 '랩'으로 햄버거를 주문하는 모습 / 유튜브 '대한건아턱형'

한 치 앞만 보는 아프리카TV의 이같은 '극단적인 수익 추구형' 운영은 기업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 기업을 평가하는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단기 수익에만 집중하는 운영 방식은 결국 기업을 망하게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일례로 2000년대 중후반 급격하게 성장한 'STX그룹'은 단기 수익에만 치중해 결국 거의 망한 수준에 이르렀다.

식품 업계에서 나름 잘나갔던 '미스터피자'도 단기 수익에 치중하고 환경 변화 적응에 소홀한 나머지 매출이 급전직하해버렸다. 2016년 3분기 기준 영업이익은커녕 오히려 '적자'고 420개에 육박했던 전국 매장도 약 370개 정도로 줄었다.

단기 수익에만 치중하면 기업은 도태한다. 현재 같은 플랫폼은 유튜브, 카카오TV, 다이아TV, 아바타TV 등이 있는 상황에서 아프리카TV가 문제점을 유발할 수 있는 것을 규제하지 않으면 좋을 게 없다. BJ들이 얼마든지 플랫폼을 이동할 수 있어서다.

현재 아프리카TV에서 활동하는 BJ들도 "얼마든지 별풍선을 끌어모을 수 있다"는 생각에 자극적인 방송을 일삼고 있으며, 특히 '여캠' BJ의 경우 콘텐츠를 창출하기보다는 야한옷을 입고 야한 제스쳐를 짓는데 치중하고 있다. 방송의 질적 향상이 전혀 이뤄지지 않는 것.

방송 퀄리티가 '하향 평준화'될수록 시청자들은 다른 인터넷 방송 플랫폼으로 눈길을 돌릴 확률이 높다. 거기에 더해 아프리카TV에 대한 인식이 악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과거 2, 3년 전만 해도 아프리카TV의 별풍선 기부는 "한량들이나 하는 '뻘짓'"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1인 미디어', '1인 크리에이터'라는 수식어가 생길 정도로 이미지가 좋아졌다.

이런 인식이 개선된 데에는 사실 BJ턱형, 봉준, 김택용, 이상호, 감스트 등 여러 콘텐츠 BJ들의 노력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

유튜브, 카카오TV

이런 상황에서 '야한옷'과'야한 제스쳐'가 아프리카TV의 주 콘텐츠가 된다면 인식이 안 좋아지는 일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애꿎은 콘텐츠 BJ들까지도 함께 욕먹을 가능성도 있다.

더군다나 야한옷과 야한 제스쳐가 주 콘텐츠가 된다면 더 강한 자극에 유혹된 시청자들이 이전보다 더 많은 별풍선을 하루에 수천개, 수만개를 쏘게 될 것이다. 

그럼 BJ다온이 겪은 일을 다른 BJ가 당하지 않으라는 법이 있을까?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다온의 사례가 시청자들의 '환불' 요구에 시발점이 될 수도 있다. 

과도한 별풍선 기부 후 자금 운용에 문제가 생겨 BJ들을 위협하는 일이 벌어지지 않게 하려면 '건강한 기부 문화'를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

인간은 자유의지가 있는 존재지만, 집단의 체제에 쉽게 순응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모든 것을 개인의 선택에만 맡기는 것은 완전한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하루에 기부할 수 있는 별풍선을 제한하는 제도를 만들지 않는다면, 잦은 사고 발생으로 BJ에 대한 인식 저하를 부르고 종국에는 아프리카TV 수익 저하를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

현시점에서 나타나는 문제를 외면하는 아프리카TV 운영진이 꼭 새겨들어야 할 말이 있다.

"하나의 작은 날갯짓이 지구 반대편에 태풍을 만든다"

전준강 기자 orionnada@influencernews.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