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방송 규제 논란…법으로 강제하는게 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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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방송 규제 논란…법으로 강제하는게 답일까
  • 전준강 기자
  • 승인 2017.10.12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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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1

10월 12일 오늘, '2017년 국정감사 정기국회' 일정이 시작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비롯한 18개 정부 부처에 관한 국회의 '국정감사'가 시작된 것이다.

18개 부처에 관한 국정감사인 만큼 여러 현안이 넘쳐나고, 관련 업계·기관·종사자의 관심도 크게 쏠린다. 이때 나온 자료와 각 정부 부처를 감사하는 국회 위원회의 의지가 많은 변화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국정감사가 시작된 지금, MCN 산업에서 활동하는 당사자들은 크게 긴장하는 모양새다. 최근 '인터넷방송' 규제 이야기가 쏟아져서다.

더불어민주당 김성수 의원(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 지난 9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같은 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이은권 의원은 지난해 '인터넷 개인방송에 대한 법률안'을 발의했다.

MCN 산업이 점점 활성화하는 만큼, '사건·사고'도 늘면서 인터넷방송에 관한 '규제'가 필요성이 대두됐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인터넷방송에 관한 신고 건수가 3년간 2067건이었음을 지적하며 "인터넷 개인 방송은 선정적 영상, 무분별한 정보 확산으로 피해가 크다"라면서 "인터넷방송 사후 심의나 제재가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이 발의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는 기업의 자율적 심의 기준을 확정해 '표준권고안'을 마련한 뒤 사업자들이 심의하고, 문제가 되는 사안은 '방통심의위원회'가 직접 제재하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

아프리카TV

'자율적 심의 기준'이라고 돼 있지만 정부가 관리·감독의 주체가 돼 규제하겠다는 내용인 것이다. 

이같은 의지의 표명으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아프리카TV 서수길 대표를 국정감사 증인으로 신청했다. 비록 출석의무는 없지만, 국회가 국내 최대 인터넷방송 플랫폼의 대표를 불렀다는 사실 그 자체는 MCN 산업에 큰 부담이다.

비록 인터넷방송 크리에이터가 사건·사고를 일으킨다고 해도 법으로 강제하는 게 답일까. 

사람들이 인터넷을 좋아하는 이유는 '자유'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표현의 자유'를 사람들은 중요시하며, 인터넷방송도 크리에이터가 표현의 자유를 바탕으로 한 창작능력을 극대화하는 공간이다.

만약 정부가 나서서 인터넷방송을 규제한다면, 이러한 표현의 자유는 분명 위축될 것이다. 그러면 당연하게도 인터넷 방송의 기발함이 떨어지고, 시청자도 흥미를 잃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더해 '방송'이 아닌 '통신상의 표현물'이라고 명명된 인터넷 방송은 '통신심의'를 거쳐 정부가 사업자에게 잘못된 부분을 '시정 요구'하는 방식으로 제재가 이뤄지고 있기도 하다. 

실제 지난 2월 아프리카TV BJ철구(이예준)와 슈기(최슬기)가 문제를 일으킨 뒤 아프리카TV 운영진은 자체 경고로 문제를 일단락했지만, 방통위가 '제재 권고'를 함에 따라 실제 방송이 정지된 사례가 있다.

유튜브 'RISABAE'

무엇보다 정부의 규제가 크리에이터의 '크리에이티브'에 어떤 영향을 줄지에 관한 고민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최근 몇 년새 지상파 방송사의 예능보다는 종합편성채널, 케이블 채널의 예능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지상파 방송사에서 뛰어난 능력을 보여줬던 PD들이 이동한 탓도 있지만, 종편과 케이블에 가해지는 심사와 규제가 더 약한 덕분이다. 선정성과 자극성을 두고 규제로 몰아붙이지 않기에 창작자의 크리에이티브한 면모가 더욱 발휘되는 것이다.

또한 인터넷방송을 지상파 방송 수준으로 규제한다면 '뷰티 크리에이터'에게는 물론 화장품 산업 전반에도 큰 타격을 줄 것이다. 

비록 뷰티 크리에이터의 몇몇 영상이 지나치게 상업적이고, 화장품 광고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하지만 "PPL 광고시 브랜드명을 직접적으로 언급해서는 안 된다"는 방송심의규정이 적용된다면 어떻게 될까. 

그들의 방송을 보는 시청자의 흥미가 떨어지게 될 것이다. 자신에게 필요해보이는 화장품 이름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면 영상을 볼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혹자들은 방송 규제는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사건에 대한 사후 심의만 하면 된다고 주장하겠지만, 어떤 것은 방송처럼 규제하고 어떤 것은 규제하지 않는다면 형평에 어긋난다.

왼쪽은 신태일, 오른쪽은 갓건배 / 유튜브

마지막으로 '규제'는 한번 적용하면 뒤로 돌리기 어렵다는 점이다. 규제를 돌리는 것은 정부가 '실패'를 인정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규제가 있다고 '사건·사고'가 줄어들 가능성도 낮다. 

오히려 '자정작용'을 유도하는 편이 더 낫지 않을까. 또한 최근 인터넷방송 플랫폼 이용자들 사이에서도 "이대로는 안 된다"는 의식이 생겨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실제 온갖 문제를 일으키던 '남성 혐오 유튜버'와 그에 으름장을 놓았던 한 남성 유튜버가 채널이 해지되고 시장에서 도태돼 버렸다. 

문제를 일으킨다고 비난받던 BJ들도 차츰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별풍선' 수입이 줄어들면서 자극성을 줄여나가고 있다. 끊임없이 BJ들을 방통위에 신고하겠다는 글이 올라오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그러한 글이 줄고 있다.

정부(국회+행정부)는 이같은 '자정작용'의 힘을 믿고 규제는 아직 넣어두는 게 어떨까. 아직 날개를 채 펴지도 못한 MCN 산업을 벌써 규제하는 것은 어쩌면 정부의 직무유기일지도 모른다.

규제만 하고, 법으로만 강제하면 일은 쉽기 때문이다. 논란이 생기면 "법대로 해라"라고 말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기보다는 인터넷방송, MCN 산업을 어떻게 다져나갈지에 관한 사회적 논의를 시작하는 게 더 생산적일 것이다.

전준강 기자 orionnada@influencer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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