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플랫폼서 '정지'된 뒤 '트위치'로 이사오는 BJ를 보는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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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플랫폼서 '정지'된 뒤 '트위치'로 이사오는 BJ를 보는 시선
  • 전준강 기자
  • 승인 2017.09.21 19: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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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과 20일 양일간 트위치에서 방송한 BJ커맨더지코 / 트위치

9월 20일과 21일 인터넷방송 플랫폼 트위치(Twitch tv)를 즐겨보는 팬 사이에서 큰 논란이 하나 불거졌다. 

그것은 바로 아프리카TV BJ커맨더지코(박광우, 스트리머명 '광우형')가 트위치에서 실시간 방송을 진행하는 문제였다.

커맨더지코는 최근 "인천 여자가 잘 줘"라는 발언으로 '성차별' 논란을 불러일으킨 뒤 아프리카TV 운영진으로부터 '14일 정지' 통보를 받았다.

방송을 잠시간 규제해야 할 만큼 그릇된 발언을 했다고 아프리카TV 운영진이 판단한 것인데, 그는 정지된 다음 날 곧바로 트위치에서 방송을 시작했다.

그러자 트위치의 방송을 꾸준히 봐오던 기존 팬들 사이에서 '불만'이 제기됐다. 방송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강하게 흘러나왔다. 

현재 흘러가는 여론의 향방을 보면 '잘못된 발언'에 대한 반성 없이 '돈벌이'로 방송을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보다는 커맨더지코의 팬들에 대한 불편함이 더욱 큰 상황.

즉 커맨더지코 자체보다는 커맨더지코가 불러오는 그의 팬들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는 것이다. 

커맨더지코의 팬들 채팅 / 트위치

트위치의 팬들은 커맨더지코의 팬들의 성향 자체가 '자극적'이고, '욕설'이 많고, 거칠고 다른 크리에이터에게 '매너'를 지키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실제 아프리카TV에서 그의 팬들은 굉장히 '거친 성향'으로 분류된다. 속칭 '지빡이'로도 분류되는 그의 팬들은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거친 채팅을 하고는 한다. 

이와 반대로 트위치 팬들의 성향은 '욕설'이나 '자극적인 표현'을 잘 쓰지 않는다. 스트리머와의 관계에서 매너를 중시하는 편이다.   

그래서 트위치의 팬들은 "커맨더지코의 방송을 못 하게 해달라. 그의 성향에 따른 시청자가 트위치로 유입되는 꼴을 보기 싫다"라고 외치고 있다.

하지만 기존 트위치를 꾸준히 봐왔다고 해서 새로 유입되는 팬들을 '막을' 권리가 있을까. 분명 '없다'는 답이 맞을 것이다. 트위치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기에 제한없이 방송을 볼 수 있다. 

그러나 트위치 팬들의 이런 불만 제기는 실제 커맨더지코의 팬들이 다른 트위치 스트리머의 방송에서 하는 행동 때문에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다른 스트리머의 방송에 들어가 "지ㅡ멘 팡우형님 방송키십쇼!"를 몇십개씩 채팅창에 치는가 하면 '후원'을 하면서 커맨더지코의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하는 행동이 많았기 때문.

트위치

심지어 한 스트리머는 끊임없이 들어오는 커맨더지코 팬들의 채팅에 넋이 나가 급하게 방송을 종료하기도 했다.

이러한 행동은 스트리머의 방송을 보는 기존 팬들의 반발을 불러오기에 충분해 보인다. 방송 흐름을 끊는 것은 물론 불쾌한 수준의 채팅들이 연이어 올라오면 스트리머의 집중력에 방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트리머나 BJ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방송의 퀄리티가 떨어지거나, 재미가 없는 것보다는 '채팅창'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채팅 하나가 잘못 올라오면 그날의 모든 방송이 크게 흐트러지는 경우가 많아서다.

'어그로'가 끌려 채팅 중 나온 이야기에 대답하도록 강요받기도 하며, 전혀 사실이 아닌 루머가 그날 방송 내내 스트리머를 괴롭히기도 한다. 

그렇다고 채팅을 아주 막아놓으면 '소통'이 안되기 때문에 채팅을 아예 막아놓을 수도 없는 노릇. 그래서 스트리머는 팬들에게 '매너 채팅'을 요구한다. 

하지만 몇 년 동안 거칠고 거친 채팅을 이어온 커맨더지코의 팬들이 트위치 팬들과 같은 채팅 성향을 보일 것이라는 기대는 다소 '망상'에 가까워 보인다. 

트위치

그래서 팬들은 "다른 플랫폼에서 규칙 위반으로 '정지'를 당한 사람이 트위치에서 방송하는 것에 제한을 두자"고 말한다. 팬들이 아예 오지 않도록, 크리에이터의 이동을 막자는 이야기다.

정지를 당했다는 것은 규정을 위반했다는 것이고, 규정 위반을 하는 사람은 '자극적'이고 '거친' 방송을 하고 그 팬 성향도 그럴 것이라 보는 것이다. 

모든 경우가 들어맞지는 않겠지만, 최근 아프리카TV에서 정지당한 뒤 트위치에서 방송하는 BJ가 있었다는 점을 보면 이들의 이러한 주장은 설득력을 얻는다. 

규정을 위반해서 방송이 '불허'됐는데, 플랫폼만 그대로 옮겨서 똑같은 방송을 진행한다는 게 어쩌면 우스운 이야기다. 비록 법 위반은 아닐지라도, 규정을 위반한 것이기 때문에 '자숙'도 필요하다. 

트위치

프로야구선수가 야구 규정 위반으로 선수 생활을 정지당해놓고 TV 브라운관 예능에 출연해 '하하호호' 떠든다면 과연 받아들일 수 있을까. 

그게 아니더라도 메이저리그 규정을 위반한 선수가 선수 생활이 정지됐을 때, 한국프로야구나 일본프로야구에서 곧바로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없도록 서로 간 협의돼 있기도 하다. 

비록 인터넷방송 플랫폼이 아직은 '경쟁'에 몰두하고 있고, 오랜 기간 협의하며 문제를 풀어나간 경험이 없다 보니 위와 같은 시스템은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분명 정지된 크리에이터가 다른 플랫폼에서 곧바로 방송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지금이라도 이것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고민하는 게 필요해 보인다.

전준강 기자 orionnada@influencer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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